최근 들어 나와 우리 가족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조절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중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크리스틴 로젠 『경험의 멸종』 — 디지털 시대,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
『경험의 멸종(원제: The Extinction of Experience)』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크리스틴 로젠(Kristen Rosen)이 2007년에 발표한 에세이집입니다. 이 책은 기술 발전, 특히 디지털 미디어와 정보화 사회에서 인간의 경험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로젠은 날카로운 통찰과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현대인이 겪고 있는 '경험의 위기'를 진단하며,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핵심 정리
1. 경험의 본질과 변화
로젠은 '경험'이란 단순히 무언가를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감각, 기억,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인간 고유의 활동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가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직접 경험'보다는 '간접적이고 매개된 경험'에 의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여행을 떠나 직접 자연을 느끼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2. 디지털 미디어와 경험의 단절
책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가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분석한다. 이제 우리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고, 언제 어디서나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큼 직접적인 체험과 깊은 몰입은 줄어들고 있다. 로젠은 이러한 변화가 인간의 감각, 집중력, 기억력, 심지어는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3. 기억과 경험의 상실
로젠은 기술이 인간의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일기, 편지, 사진 등 아날로그 매체를 통해 기억을 보존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기록이 너무 쉽고 방대해진 나머지 오히려 기억이 희미해진다고 말한다. 사진 한 장의 소중함, 손글씨로 쓴 편지의 감동은 잊혀지고, 클릭 한 번으로 수천 장의 사진을 찍고 버리는 시대가 왔다.
4. 감각의 빈곤과 몰입의 상실
책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안다'고 착각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한다. 직접 만지고, 냄새 맡고, 느끼는 경험이 줄어들면서 우리의 감각은 점점 둔해지고 있다. 또한, 끊임없는 알림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5. 인간관계의 변화
로젠은 디지털 기술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꼼꼼히 분석한다. 메신저나 SNS를 통한 소통은 즉각적이지만, 진정한 교감이나 깊은 대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친구와의 만남조차 스마트폰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지는 풍경 속에서, 우리는 진짜 소통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례와 인용구
로젠은 여러 실험, 인터뷰, 문헌 등을 인용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뛰놀던 경험이 성인이 된 후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디지털 미디어 사용량이 많을수록 청소년의 집중력과 공감 능력이 저하된다는 통계 등.
“경험의 멸종은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깊숙이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킨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얻지만, 점점 더 적은 것을 느낀다.”
결론: 경험의 회복을 위하여
『경험의 멸종』은 기술의 발전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험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나는...
디지털 미디어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느 정도를 받아들여야 할지, 하나라도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다. 인생의 경험 대부분을 온라인에서 하게 되는 삶은 안타깝다.
우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냄새를 피우기 위해서다. 누군가 다른 이유를 대면 콧방귀를 뀌어라 - 커트 보네거트